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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5일, 군산에서의 봄을 기억하다
작성자
44042
작성일
202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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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약간 두려움이 앞섰던 그 날의 아침,
월명종합운동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묘한 기분을 느낀다.

작년 가을 비복근 파열 이후 재활과 재발의 시간을 보냈다.
3월 한 달 마일리지가 고작 85km뿐이었기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난 이미 군산에 와있다. 뭐든 결판이 나겠지.

출발선에서 마주한 수많은 인파의 함성 속에서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참가자들과 첫발을 내디뎠다.
몸 상태를 고려해서 천천히 페이스를 늦춘다.

나의 전략은 명확했다.
부상 없이 5시간 내에 완주하기 위해 10km마다 끊어서 달리고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
하지만 막상 마주한 군산 마라톤 여정은 신기할 정도로 순조로웠다.

강변로와 철새로를 수놓은 벚꽃길에 취해 달리는 동안, 10km마다 쉬어가려던 계획은 어느덧 무색해졌다.
급수대에서 잠시 걷는 10m의 휴식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몸은 가벼웠고,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로지 나만의 페이스를 지켜나갔다.

점점 내가 앞으로 달려야할 거리가 줄어든다.
앞서가는 많은 러너들, 그들은 그들만의 페이스로, 나는 나만의 페이스로 달리면 된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아래, 새로 바뀐 금강로 자동차 전용도로의 뙤약볕은 가혹했다.
그러나 그 길 위엔 혼자가 아니었다.
앞서 달리는 러너들, 비록 뛰지못하고 걷도 있는 러너들..
다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러너들이 있었다.
그리고 길가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보내주던 자원봉사자들과 러닝 크루들의 열기가 지친 다리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마침내 구암로에 접어들어 남은 거리 약 2km.
멀리 월명체육관의 지붕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참아왔던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다시 시내로 들어서며 쏟아지는 응원 소리에 "그래, 이 맛이야!"라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결승선을 통과하며 마주한 '내 인생 첫 풀코스 완주'.
부상을 이겨내고 한 걸음씩 일궈낸 이 찬란한 봄날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나는 결국, 해냈다.

그리고 내녕에 또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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