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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3분, 포기하지 않은 기록
작성자
임세연(45087)
작성일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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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풀마라톤, 친구들과 함께 출발선에 섰다.


처음엔 혼자가 아니었다.

같이 뛰기로 했던 친구와 호흡을 맞추며, 설렘과 긴장 사이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15km 지점, 친구의 컨디션이 무너졌고 우리는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그 순간부터였다.
이 레이스는 ‘함께’가 아니라, 온전히 ‘혼자’의 싸움이 되어버린 건.

사실 그때부터 이미 하기 싫었다.
몸도 마음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으니까.

10km부터는 기대했던 스펀지도 없었고, 20km부터는 급수대에 컵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당연히 있을 거라 믿었던 보급—초코바 하나, 아이스크림 하나—그 어떤 것도 만나지 못했다.

다리는 점점 굳어가는데, 파스 하나 구하려 해도 이미 다 동나 있었다.

그 와중에 후송 차량과 경찰차가 계속 옆을 스쳐 지나갔다.
‘혹시 내가 너무 느려서 끊기는 건 아닐까’
그 불안이 목을 조여왔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질 것 같던 순간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속에서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33km 지점.
한 여자 경찰분이 내 옆으로 와서 함께 달려주며 말을 건넸다.

“조금만 더 가요. 잘하고 있어요.”

그 한마디에,
그동안 꾹 참고 있던 감정이 한 번에 터져버렸다.
눈물이 쏟아졌고, 숨은 더 가빠졌지만 그 순간만큼은 이상하게도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다시 혼자가 되었다.

앞뒤로 보이던 주자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DNF로 빠져나간 자리엔 텅 빈 도로만 남았다.
그 넓은 길 위에 혼자 남겨진 느낌.

그건 단순히 힘든 게 아니라,
처절했다.

그렇게 40km.
자동차 도로가 끝나갈 즈음,
나는 믿기 힘든 장면을 마주했다.

우리 크루원들이 서 있었다.
무려 5시간을 기다려서,
나를 응원하기 위해 그 자리까지 와 있었다.

그 순간,
그동안 버텨온 모든 시간이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과 함께,
마지막 2km를 달렸다.

그리고 결국, 5시간 3분.

완주했다.

기록이 빠르진 않다.
솔직히, 중간엔 수도 없이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끝까지 해냈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날의 나는, 느렸지만 끝까지 멈추지 않았고 결국 해냈다.


이번 첫 풀코스는
기록보다 훨씬 많은 걸 남긴 레이스였습니다.

좋은 환경도, 완벽한 컨디션도 아니었지만 
그 안에서 끝까지 버텨낸 경험은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결국 결승선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주신 대회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조금 더 웃으면서 완주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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